뭐든 “나 먼저, 나 먼저” 혹은 “내 거야!”를 외치는 아이 때문에 곤혹스러운 상황이 많이 있으셨나요?
이런 고민을 가지고 계신 부모님들을 위한 좋은 기사가 있어 소개합니다!
[출처] [오은영의 부모마음 아이마음] 충분히 경험해야 ‘나누는 법’도 배워요
http://news.donga.com/3/all/20190213/94080307/1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친구들과 함께 노는 상황에서 민수(만 3세)는 뭐든 “나 먼저, 나 먼저” 혹은 “내 거야!”를 외친다. 아무리 “지난번에는 네가 먼저 했으니까, 오늘은 친구부터 하자”고 해도 소용이 없다. “5분만 가지고 놀고 친구 주기로 했으니까 이제 줘야지” 해도 울고불고 난리다.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하는 민수 엄마는 걱정이다.
만 3∼5세 아이들은 한창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할 때이다. 이 시기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상대방이 다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지, 특히 새로운 것일수록 먼저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도 상대방이 자기의 마음을 당연히 알고 있고 그렇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도 자기와 똑같이 해보고 싶어 한다는 것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으면 무척 화를 내기도 하고,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 무언가를 나누고 순서를 지켜서 하는 것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수년간에 걸쳐 배워야 하는 기술이다. 만 3세 이후부터는 훈육을 통해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배우고, 나눔에 대해서도 좀 배워가야 하긴 한다. 하지만 그전에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집단생활을 통해서 조금씩 사회성이나 규칙을 배워가는 이 시기, 내 아이가 유난히 순서를 지키고, 나누는 것을 다른 아이에 비해 힘들어한다면 혹, 너무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강압적으로 순서와 나눔을 강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아이가 관심을 갖는 놀이나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할 때, 그것을 충분히 경험해 보기 전에 지속적으로 방해를 받아온 경우에도 이런 행동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장난감을 충분히 가지고 놀지 못했는데 주어진 시간이 다 됐다고 다음 차례의 친구에게 장난감을 넘겨주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았다면, 아이는 나눔과 양보는 귀찮고 싫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차례와 순서를 지나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모의 아이들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기 전에 장난감을 친구에게 넘겨주게 되는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다.
아이들의 놀이나 새로운 시도는 아이 자신에게 대단한 작업이며, 동시에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그런데 이제 차례가 되었으니 친구에게 그 순서를 넘겨주라는 말을 들으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일을 간섭하고 훼방 놓는다고 느낀다. 그뿐만 아니라 부모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으며, 자기가 장난감으로 만들어 놓은 작품을 부모가 무가치하게 생각한다고 느낄 수도 있고, 부모가 자신보다 친구의 요구를 더 소중하게 여긴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는 어차피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 봤자 한창 신날 때 꼭 방해를 받고 중단해야 하니까 놀이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아이가 주의 집중을 유지하는 시간이 짧아질 수도 있다.
아이들은 친구와 어울려 놀 때 장난감 하나를 가지고 서로 먼저 가지고 놀겠다고 싸우고 다투는 일이 흔하다 보니 차례대로 순서를 정하고, 그 순서대로 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순서대로 하게 하는 것은 아이에게 나눔과 양보를 가르쳐 주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 방법이 잘 실행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시간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세 살 미만의 아이들은 이러한 시간의 개념이 아직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순서대로 하라고 규칙을 정해 주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좀 더 큰 아이들이라고 할지라도 차례나 순서, 시간의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아이에게 강압적으로 차례를 정해주고 지키라고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가 흥분과 경이로움을 가지고 새로운 장난감에 몰입되어 있을 때에는 차라리 그 장난감을 실컷 가지고 놀게 해서 만족감을 충분히 경험하게 하는 것이 낫다. 또한 엘리베이터 타기 등 어떤 새로운 시도를 먼저 하려고 하는 경우에도 몇 번은 아이가 충분히 경험할 수 있게 허용해 주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것들은 충분히 경험해서 스스로 만족감을 얻게 되면, 그런 상황에서 자기 자신이 통제하고 조절할 것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또한 어쩔 수 없이 순서를 지켜야 되는 공공장소에서는 아이의 순서가 될 때까지 장난감이나 다른 대체물을 줌으로써 기다리는 시간을 좀 더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다음에는 네 차례가 될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도 시켜주고 확신도 준다. 그러면 다른 형제나 친구와 놀 때에도 차례나 순서를 지키는 것을 조금은 더 쉽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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